세계의 주인
기본정보
개봉 2025.10.22.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19분
한 소녀가 만들어내는 결단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과 균열을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윤가은 감독의 세번째 영화로 전작들인 <우리들>, <우리집>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이번 영화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경쟁 부분 플랫폼에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유일하게 초청되었고 많이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고 합니다.
줄거리 요약
항상 명랑하고 유쾌하며 발랄한 이주인(서수빈 분)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싸'입니다. 이 소녀의 웃음은 전염되어 주변 모두를 웃게 만들고, 행동은 친밀이 뭍어나서 어떤 서먹한 순간도 편하게 풀어냅니다. 이 소녀는 모두에게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좋은 친구'입니다. 같은 반 친구 '장수호'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폭행 범죄자가 같은 동네에 살지 못하도록 서명을 받으러 다니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장수호'의 서명 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려는 이주인의 이런 태도는 친구들 사이에서 오해를 낳고 소문이 돌고 소문이 진실이 되어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소문이 떠돌게 됩니다. 이 사이에서 이주인은 자신의 진실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주인공 이주인. 이주인은 직접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관심이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자신의 진실을 지켜내려 애씁니다.
평범한 여학생의 일상을 그린 듯한 프롤로그지만 그 장면들을 따라가다보면 평범해보이지만 실상은 보온병에 술을 채워 마시는 알콜의존증의 어린이집 원장인 엄마, 어디선가 날라온 편지를 몰래 숨기고 혼자 답장하려다 마는 남동생, 아동 성폭행범 출소 반대 서명을 하지 않으려는 이주인. 엄마와 이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 아버지는 주인이의 남동생은 만나지만 첫딸인 주인이는 잘 만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교 책상 서랍에서 발견한 서명을 하지 않는 이주인에게 날아든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쪽지. '... 그렇게 관심 받고 싶었어?' 총 4번의 쪽지를 받게 됩니다.
점차 주인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주인이의 친구들. 주인이를 비난하는 쪽지와 친구들의 태도 변화에 주인이는 당혹스러워집니다. 관객들은 점차 이주인의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들을 보며 사건의 전체를 짐작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상황들이 어째서 일어났는지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그 모든 정황을 알게 됩니다.
사실 이주인은 친족에 의한 아동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그러나 주인은 사건에 얽매이지 않고 평범한 십대 청소년답게 일상을 보냅니다. 영화에서는 주인이의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 주인이가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모습, 주인이가 겪는 어려움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어 관객들은 이주인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주인은 '성범죄 피해자는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간다'라는 선입견, 이 모든 것을 거부하고 관객들은 우리 안에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발견하게 합니다.
총평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세계의 주인> 주인공 '이주인'의 평범한 일상을 따라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관객은 이 소녀를 보며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과연 명백한 진리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의 전개로 우리에게 굳건하게 주인이 뜻하지 않게 비밀을 밝히고도 변화하지 않는 주인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남동생의 뭔가를 감추는 마술, 꽃이 시들어도 계속 사오는 엄마, 이런 일상의 반복은 잔잔하게 그러나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의 노력과 힘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 10대의 불안, 성장, 그리고 용기의 이야기입니다. 사과를 보며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는지 암울한 장면이 스치는데 감독은 끝까지 이 사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영화의 장면 가운데 세차장에서 엄마에게 울분을 터트리는 주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 과정, '나다움'을 찾는 여정은 관객 모두에게 공감받을 수 있기에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번 주말 이 영화를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